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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쪽파 생산 ☞ 현황과 재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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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쪽파 생산 ☞ 현황과 재배기술

모든 밭작물 농가가 그렇듯 파 농가 역시 공급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불안정과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기계화와 재배기술 향상을 통한 생산 기반 마련에 속도가 나고 있다.

글 이소형 사진 농민신문사 DB·전남도농업기술원·농우바이오

음식 맛을 내는 양념채소인 ‘파’는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필수 식재료다.

파는 크게 대파와 쪽파로 나뉘며, 그중 대파는 지난해 국민 한 사람이 소비한 양이 8.2㎏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며 해마다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대파의 전국 재배 면적은 2019년 1만 2488㏊였던 것이 2020년 1만 1255㏊, 2021년 1만 3174㏊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고, 2020년 기준 대파의 총생산량은 31만 4685t이다.

특히 2021년 상반기 겨울 대파는 전년 겨울 한파로 출하량이 2분의 1가량 줄어든 데다 경작 면적까지 10%가량 줄어 값이 300% 이상 폭등한, 소위 ‘대파 대란’을 맞아 ‘금파’로 불리기도 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대파(상품 기준) 도맷값은 1월 3216원(1㎏)이던 것이 3월에는 4667원까지 올랐다가 봄 대파가 본격 출하되는 5월에서야 2432원으로 내리고, 6월에 1028원까지 하락해 오히려 평년 대비 하락세로 접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2022년 상반기 겨울 대파는 재배 면적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역에 따라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최대 두 배 이상 급증하는 등 작황까지 호조를 보여 공급 과잉에 따라 값이 폭락했다.

지난 1월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1㎏ 기준 대파 특상품 일부만 1200~1300원에 거래되고 대부분 1000원 안팎에 불과했다.

전남 서진도농협 대파공동선별출하회 관계자는 “수확·선별·포장·운송과 비료·농약, 농지 임차료 등 대파 한 단(1㎏)에 생산비만 1200원 정도 들어간다”며 “1200원 미만으로 도맷값이 떨어지면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설명했다.

양념채소 생산비 대부분이 인건비와 종자비, 비료비인 데다 고질적인 인력난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만큼 기계화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만들고, 국산 품종을 육성해 종자비를 줄이고 고품질 생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주산지 진도·영광·신안, 시설재배는 13.5%로 미미

 

대파 주산지는 전남 진도·영광·신안, 경기 구리·남양주, 충남 아산·서산, 전북 고창·부안, 경남 진주·김해, 강원 평창, 제주 제주시 등이다.

특히 강원 평창은 기후가 서늘해 여름 파 생산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출하 시기는 최대 대파 주산지인 진도·영광·신안 등 남해안 지역과 제주시 그리고 충남 예산 지역은 노지에서 월동하며 11월~이듬해 3월에 주로 출하한다.

4월부터는 경남 진주를 비롯한 하동과 의령 지역에서 주로 출하하며, 5월 부터는 수도권인 경기 고양·구리·남양주·이천·포천 지역에서 비가림 시설재배를 통해 출하하고 있다.

파는 내한성이 강해 노지에서 재배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 다른 채소 작물에 비해 시설재배가 적은 편이나 점점 늘고 있다.

2021년 기준 대파 시설재배 면적은 1774㏊로 전체 재배 면적 중 약 13.5%를 차지한다.

주요 시설재배지는 경기가 783㏊로 가장 많고 경북이 194㏊, 충북이 162㏊로 뒤를 잇고 있다.

시설재배는 가을에 씨를 뿌리고 이른 봄에 아주심기(정식)하는 경우가 많고, 겨울에 시설재배할 때는 보온 상태를 유지해 추대를 억제하면 단경기인 3~5월 앞뒤로 출하가 가능해 높은 출하가를 받을 수 있다.

신안 등 주산지 중심으로 기계화 가속

대파는 생산성을 높이고 생력화를 실현하기 위해 주산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기계화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일찍이 파종과 아주심기에 기계화를 도입해 재배법을 정립한 신안군은 지속적으로 지역 농가에 기계화 기술을 보급해 왔다.

신안은 국내 최대 겨울 대파 재배지인 전남 지역 중 가장 큰 면적인 1567㏊에서 대파를 재배하며, 그 뒤를 진도(1088㏊)와 영광(360㏊)이 따르고 있다.

신안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담당자는 “육묘에서 아주심기까지 기계화를 통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상품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현재 신안은 90% 이상 기계화를 이뤘으며, 상품성은 20% 향상, 수확량은 10% 증대됐다”고 말했다.

신안군에 따르면 육묘상자(트레이)를 사용한 기계 파종을 통해 하루 파종량이 2.3배 늘어 노동력을 절감하며, 아주심기 역시 하루 1.3㏊까지 가능해 인력에 비해 13배의 작업량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기계 파종으로 종자 사용량을 줄여 종자비를 절약하고 있다.

파종기를 통한 상자 육묘로 기존 육묘 기간인 발아 후 60~70일을 40~50일로 단축해 관행 아주심기 시기가 6월 상순~중순이던 것을 4월 하순~5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또한 기계를 통해 균일하고 곧게 아주심기를 함으로써 ‘곧은 생장’이 이뤄져 품질 좋은 대파를 생산할 수 있다.

영광군 역시 대파 재배 기계화를 위해 2017년 파종과 아주심기, 수확 등 일괄 기계화 체계 구축을 위한 연시회를 개최했다.

군내 농촌 지도시범사업 4곳, 원전 주변 지역 사업자 지원사업 10곳 등에 이를 도입해 기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대파 노지 스마트팜 도입

 

노지 스마트팜이 일부 도입돼 대파 농가의 일손 부족과 생산비 증가에 따른 어려움을 덜고 있다.

작동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대파밭 곳곳의 센서가 실시간으로 확인한 온습도와 풍속을 휴대전화로 전달받아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양만큼 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물을 뿌리도록 설정하면 된다.

토양 속 유기물 함량도 측정해 알려주기 때문에 시비 시기를 조절하는 데도 유용하다.

신안 임자도의 경우 대파밭에 스마트팜을 적용하는 데 1만 6500㎡(5000평) 기준 1500만 원 정도가 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 가운데 70%를 지원했다.

임자도에서 8만 2600㎡(2만 5000평) 규모로 대파 농사를 짓는 김광수 씨는 “우리 지역은 25년 전 PVC 파이프를 매설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기 때문에 스마트팜 도입이 더 수월했다”며 “온종일 대파밭에 매달리지 않아도 물 주기가 가능해 일손을 크게 덜고 있으며, 현재 임자대파연구회를 중심으로 23농가, 50㏊에 시설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전남도는 노지 스마트팜을 이용한 ‘대파 생산비 절감 경영모델’을 개발해 농가 보급에 나섰다.

대파 기계 파종과 트랙터 활용 배토, 승용이식기 정식, 드론을 활용한 항공 방제, 노지 스마트팜 제어장비를 활용한 관수 관리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모델을 투입하면 10a(300평)당 작업 시간이 48.3시간에서 27.7시간으로 42.7%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인건비를 절감하고 드론 방제로 농약 사용량을 낮춰 1㎏당 생산비가 317원에서 261원으로 17.9% 줄고, 10a당 소득은 196만 3000원에서 225만 6000원으로 14.9%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파 가공식품 개발…신품종 보급도 박차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전남의 대표 작물인 대파의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농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파를 이용한 초간편 소스 제품 2종을 개발해 선보였다.

‘건조 블럭’ 제품은 대파 특유의 감칠맛을 살릴 수 있는 최적 조건의 대파 추출액에 생대파를 함께 동결건조해 국·탕·찌개 요리의 맛내기와 고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고, ‘대파 기름’은 콩기름에 대파와 강황을 유탕 처리해 대파의 풍미는 살리면서 유통기간까지 연장한 제품으로 다양한 볶음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지수현 전남도농기원 연구사는 “진도군에서 상품성을 높이 평가해 제품화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재배 환경에 맞는 우수한 대파 신품종도 개발·보급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대파는 국산 종자 시장 점유율이 약 20%로 대부분 외국산 종자를 구입해 로열티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국산 대파 품종은 <여명> <영웅> <오케이> <청청> <태후> <호걸> <황후> <흑단> 등 10여 종이다.

가장 최근에 특허 등록한 농우바이오(대표 박동섭)의 호걸이 제일영농조합법인(대표 정홍진)에 의해 여름 대파의 대표 산지인 강원 평창 일대에서 재배돼 평창 군수의 품질인증을 받고 지난 8월 12일 롯데마트에 첫 출하됐다.

쪽파, 종구 공급 부족해 가격 상승

쪽파는 파와 샬롯(미니 양파)의 교잡종으로 대파에 비해 매운맛이 덜하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며, 김치를 담그거나 대파 대용으로 사용한다.

쪽파의 전국 재배 면적은 2019년 4682㏊, 2020년 4377㏊, 2021년 5028㏊로 증가세이며, 생산량은 2020년 기준 9만 1410t으로 대파 생산량의 3분의 1가량 된다.

쪽파는 9월 하순~이듬해 5월까지 출하할 수 있게 작형이 세분됐으며, 일반적으로 종구를 생산하기 위해 9월 중순에 파종해 이듬해 5월 수확하고 건조해 출하한다.

김장용 쪽파는 8월 하순~9월 상순에 종구를 파종해 11~12월 수확하고, 여름 쪽파는 7월 파종해 9~10월 수확한다.

쪽파 종구의 재배 기간이 7~8개월로 긴 반면, 잎쪽파는 40~50일 이내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쪽파 농가는 거의 자가 채종을 하지 않는다.

대개 주산지인 경북 예천과 전남 무안, 제주에서 생산한 종구를 구입해 사용하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2021년에는 종구 재배 면적이 감소하고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유통인의 사재기 등으로 30㎏들이 상품이 한포대당 10만 원 선에 거래되며 평년 4만 원대보다 2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종구 대량 증식 연구·양액재배 시범사업 중

신재철 충남도농업기술원 양념채소연구소 연구사는 “쪽파는 종자(씨앗)로 번식할 수 없어 지역 재래종 지속 재배에 따른 유전적 퇴화 문제 등으로 상품성과 수량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념채소연구소는 ‘쪽파 생장점 배양 종구 생산기술’을 토대로 종구 대량 증식과 품질 향상 연구를 지난 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쪽파 종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충남 쪽파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충남도농기원은 지난해부터 양액재배 시범사업을 진행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쪽파 양약재배는 펄라이트와 암면, 코코피트 등을 섞은 고형 배지에 무기양분을 녹인 양액을 공급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것으로 연작장해를 줄이고 품질과 생산성을 개선하며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양현민 충남도농기원 기술보급과 지도사는 “쪽파 양액재배는 아직 기술이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아 고형 배지 규격, 최적 양액과 배지 조성률, 작부 체계 등을 빠른 시일 안에 정립해 활용할 것”이라며 “관행 40일 걸리던 생육 기간이 30일까지 단축돼 기본 7~8기작에서 최대 10기작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농업 2022년 10월호